손상평가 대응 ‘만’을 위한 사업계획 수립하기

note 1 –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워드프레스에 옮겨 발행한 글입니다.
note 2 – 이 글은 only 회계법인 또는 자문사에 의해 수행되는 주주회사의 가치평가 만을 대응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케이스를 다룹니다. 실제 회사의 전략 기획과 실적 평가를 위한 일반적인 사업계획의 체계적인 수립을 위한 매뉴얼은 다른 곳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주 회사에서 지분평가를 위한 사업계획을 제출하라고 합니다.
< 사례 >
얼마 전 우리 회사가 다른 기업에 인수되었습니다.
회계기간 말이 다가오자 주주 회사에서는 우리의 중장기(5개년) 사업계획에 대한 추정 손익계산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투자지분에 대한 가치평가 목적의 사업계획이라고 그들은 설명합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인 우리 회사는 그동안 사업계획을 따로 세워본 적도 없고 심지어 5년이나 손익을 추정하라고 하니 막막하기만 합니다. 잘 모르겠지만 분명 사업계획 목표를 제출하라고 하고 이에 대한 실적을 평가가 이어질 것만 같습니다. 아무렇게나 제출하면 분명 추후 실적과 비교해서 달성률을 압박해올 것이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매출은 최대한 낮게, 비용은 최대한 높게 숫자를 채워넣어 가능한 가장 보수적인 실적 목표를 세워 제출합니다.
가치평가 실무, 특히 투자지분 또는 CGU의 손상평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손상평가의 대상이 되는 회사(이하, 대상회사라고 하겠습니다)는 보통 제가 만나는 클라이언트가 인수한 소규모 기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기업집단이나 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에 생경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독립계 중소기업은 차년도 이후의 사업계획, 특히 5개년이나 되는 중장기의 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추정손익계산서까지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않습니다. 당장 내년도 매출 목표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도 꽤 많은 공수가 들어가거니와, 관세 협정이니 무역전쟁이니 금리 변동성이니 원자재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니 등등 우리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역시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5개년이나 추정된 손익계산서를 사업계획으로 제출하라고 하니 막막합니다. 그들이 향후 5년이나 손익 계획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그들은 우리의 사업계획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주 회사가 회계감사를 받을 때 우리 회사 투자지분에 대하여 어떤 감사를 받는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투자지분에 대한 손상평가 및 외부감사인 대응
주주회사는 회계기간말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습니다. 외부감사인 회계법인을 회계법인 A라고 해보겠습니다. 주주회사의 재무제표에는 우리 회사를 인수할 때 취득한 우리회사의 투자지분이 계상되어 있습니다. 인수 당시 100억원을 지불하고 취득한 투자지분이라면 100억원에 계상되어 있을 것입니다(지분법이나 PPA.. 등등 복잡한 절차는 생략하겠습니다). 회계기간말이 되면 주주회사는 이 투자지분에 대하여 손상평가를 수행하여야 합니다. 회계기간말 시점에 아직도 우리회사에 대한 지분의 가치는 100억원인가. 자산(투자지분)의 손상을 인식할 필요는 없는가. 이를 위해 주주 회사는 손상평가 용역을 수행할 회계법인 B를 선정하고 평가업무를 위탁합니다.

따라서 회계법인 B는 우리 회사의 지분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게 되고, 최초 취득원가 또는 직전 장부금액인 100억원과 현재의 가치평가결과를 비교하여 지분에 대한 손상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 평가 결과를 주주회사는 자신의 재무제표에 인식하게 될 것이고, 외부감사인인 A 회계법인은 이에 대한 감사를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사업계획은 왜 필요할까요?
기본적으로 회계법인 B가 수행하는 가치평가는 DCF법을 통해 수행됩니다. DCF법은 우리 회사의 영업으로부터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여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가치평가에서는 평가기관이 회사와 산업환경을 분석하여 독립적으로 미래 현금흐름 또는 손익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M&A나 투자 Deal을 목적으로 한 평가에서는 사업계획이 부재하다면 평가기관이 여러가지 가정을 반영해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에 따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그러나, 본 케이스와 같은 재무보고 목적의 가치평가는 다릅니다. 재무보고목적의 가치평가는 K-IFRS 또는 K-GAAP의 회계기준을 분명하게 따라야 합니다.
K-IFRS 1036 자산손상 기준서
손상평가는 K-IFRS 1036 자산손상 기준서를 준수합니다. 자산손상 기준서에서 정의하는 자산의 손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K-IFRS 1036.59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못 미치는 경우에 자산의 장부금액을 회수가능액으로 감액한다. 해당 감소금액은 손상차손이다.”
K-IFRS 1036. 18 “이 기준서에서는 회수가능액을 자산 또는 현금창출단위의 공정가치에서 처분부대원가를 뺀 금액과 자산의 사용가치 중 더 많은 금액으로 정의한다.”
‘자산 또는 현금창출단위의 공정가치에서 처분부대원가를 뺀 금액’은 ‘순공정가치’라고 합니다. 즉, 손상평가를 위한 회수가능액은 사용가치와 순공정가치 중 큰 금액으로 정의됩니다.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현재의 장부금액보다 낮은 경우 이 자산은 손상된 것으로 보아 감액합니다.

이 때 순공정가치는 주로 상장기업의 주식 종가를 통해 산정하게 되고, 비상장회사의 지분은 주로 사용가치에 의해 평가됩니다. 둘 중 하나만 장부금액과 비교하면 되므로 둘 모두를 반드시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사용가치 평가에 사용되는 것이 DCF법입니다. DCF법을 적용하여 사용가치를 평가할 때에 준수하여야 할 자산손상 기준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당연히 더 많이 있지만 본 글 취지 상 아래만 언급합니다.)
1036.33
사용가치는 다음과 같이 측정한다. (1) 현금흐름은 자산의 남은 내용연수에 걸쳐 존재할 다양한 경제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최선의 추정치가 반영된 합리적이고 뒷받침되는 가정을 기초로 추정한다. 이때에는 내부증거보다 외부증거에 더 비중을 둔다. (2) 현금흐름은 경영진이 승인한 최근 재무예산/예측에 기초하여 측정한다. 그러나 미래의 구조조정이나 자산의 성능 개선 또는 향상에서 생길 것으로 예상하여 추정한 미래현금유입이나 미래현금유출은 제외한다. 이 재무예산/예측에 기초한 추정 대상 기간은 더 긴 기간이 정당화되는 사유가 없으면 최장 5년으로 한다.
즉, 사용가치 평가를 위한 DCF법은 “경영진의 사업계획”을 기초로 추정하여야 하며, 추정 대상 기간은 **“최장 5년”**입니다. 최장이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실무 통상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고정적으로 5년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진의 5개년의 재무추정치를 동반한 사업계획이 없다면 손상평가를 착수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기준서에서 명확히 제시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실무 통상적으로 주요한 컨센서스는 **“경영진이 제시한 사업계획 보다 공격적인 재무추정치를 반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회계법인 간의 컨센서스로, 경영진이 제시한 사업계획에 기초하여 재무추정을 수행하는 경우, 경영진 제시 사업계획 보다 실제 평가 업무에 사용된 추정치가 더 공격적이거나 나이브한 실적으로 반영되어서는 안됩니다. 쉽게 말해, 5개년 사업계획 상 제시된 매출보다 손상평가에 반영된 5개년 추정 매출이 높아서는 안 되며, 5개년 사업계획 상 제시된 영업이익보다 손상평가에 반영된 5개년 추정 영업이익이 높아서도 안 됩니다. 물론 개별 회사 및 평가 프로젝트 별로 다양한 상황에 따른 정당한 사유를 감사인이 납득한다면 문제 없겠지만,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외부감사인이 이를 요구합니다.
( 사실 모든 회계법인의 컨센서스는 아니고, 손상평가 감사 매뉴얼이 시스템화되어 있는 특정 회계법인 일부에 의한 컨센서스가 강합니다만 경험 상 보수적으로 Big 4 회계법인은 대부분 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분 손상평가 대응을 위해 제시되는 사업계획이 너무 보수적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너무 낮은 추정치를 활용한 가치평가 결과는 높은 확률로 현재 투자지분의 손상차손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현재 실적이 투자지분의 장부금액에 비해 높지 않고 투자 시점 당시보다 현재 시점에 우리 회사(평가대상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 지분의 손상을 인식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실적이 눈에 띄게 낮지 않고, 주주회사가 우리 회사의 지분에 투자하던 시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재 시점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우리 회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회사에 대한 현재의 가치에 손상차손이 인식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실현가능한 최선의 추정치를 반영한 사업계획 수립
결국 돌고돌아 결론은 생각보다 재미없습니다. “실현가능한 선에서 가장 최선의 추정치”를 적용하자는 것이 결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의 문제점은 사업계획을 너무 ‘보수적’으로 추정했다는 점이 아닙니다. 반대로 사업계획을 너무 공격적으로 추정했다면? 손상평가를 수행하는 평가법인에서는 경영진 사업계획이 공격적으로 제시되었다는 논거를 들어 여러가지 Hair cut을 반영해 조정된 사업계획으로 평가를 수행하고 손상평가는 어느 정도 pass할 수 있겠지만, 내년이 문제입니다.
손상평가 수행 시 Look Back이라는 절차를 선행합니다. 지난 해 사업계획에 대한 당해년도 실적치를 비교하고 이에 대한 실적 달성률을 평가하여 당해 재무추정 및 손상평가 시 이 달성률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올해 사업계획이 너무 공격적으로 제시되는 경우, 내년 실적이 이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했을때에도 내년 손상평가 시 문제가 됩니다.
결국 사업계획은 너무 보수적이지도, 너무 공격적이지도 않게 실현 가능한 가장 최선의 추정치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럼 어떻게 수립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수준에서 목적적합하고 심플하게 끝날까요? 어떻게 해야 손상평가 대응 목적에서 가장 적합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현업 본업에 지장 없이(?) 빠르게 수립하여 제시할 수 있을까요?
회사 정책 상 사업계획을 따로 수립하지 않는 회사에서, 주주회사의 손상평가 대응 만을 위한 사업계획을 심플하게 수립하는 대략적인 방법을 다음 글에 옮기겠습니다.